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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윤흥길 (작가소개/작품정리/인물소개/줄거리/감상과이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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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윤흥길 (작가소개/작품정리/인물소개/줄거리/감상과이해)

Smilelena 2021. 2. 17. 19:54

1. 작품제목

장마

2. 작가소개

윤흥길

소설가. 전라북도 정읍(井邑) 출생. 1961년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4~1968년 초등학교 교사를 지냈다. 1968년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1973년 원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출판사 등에서 근무하다가 창작에만 전념하였다. 창작집으로는 《황혼의 집(1976)》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1977)》 《무지개는 언제 뜨는가(1979)》 《장마(1980)》 등이 있다. 장편으로는 《옛날의 금잔디(1978)》 《완장(1982)》 《백치의 달(1985)》 등이 있고, 1982년 한국어판 《에미》와 일본어판 《모(母)》가 동시 출간되기도 하였다. 1977년 한국문학작가상, 1983년 한국창작문학상·현대문학상 등을 받았다.

 

3. 작품정리

-(1) 갈래 중편소설 성장소설 전후소설

(2) 성격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함

(3)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

(4) 구성 -발단 : 두 할머니의 아들이 각각 국군과 인민군 빨치산에 나감

전개 : 외할머니의 아들이 전사하고부터 두 할머니의 갈등이 표면화됨

위기 : 빨치산에 대한 외할머니의 저주로 갈등이 고조됨

절정 : 아이들에게 쫓겨 집 안에 들어온 구렁이를 외할머니가 극진히 대접하여 돌려보냄.

결말 : 두 할머니의 화해.

(5) 주제 전쟁의 와중에서 빚어진 한 가정의 비극과 그 극복과 화해의 과정을 통한 분단 현실의 극복

 

4. 등장인물

소개 나-국민학교 3학년 때의 소년 시절을 회상하는 이 소설의 서술자

친할머니-아들('나'의 삼촌)이 인민군 빨치산으로 가 있는 처지. 무속신앙에 철저함

외할머니-아들이 국군 소위로 가 있다가 전사함, 꿈의 예언적 기능을 철저히 믿음

 

5. 줄거리

'나'는 친할머니와 사돈댁에서 신세를 지는 처지(전쟁으로 인해 서울에서 피난온 외가의 처지)에 있는 외할머니가 계신데, 이 두 분은 한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던 어느 날 밤, 외할머니는 국군 소위로 전쟁터에 나간 아들이 전사하였다는 통지를 받는다. 이 후부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외할머니는 빨갱이는 다 죽어라고 저주를 하였고,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친할머니가 이 소리를 듣고 노발대발 한다. 그것은 곧 빨치산에 나가 있는 자기 아들더러 죽으라는 저주와 같았기 때문이다. 나(동만) 역시 어떤 사람의 꼬임에 빠져 삼촌이 집에 왔었다는 말을 해서 아버지가 지서에 끌려가 한동안 고생하게 했던 사건을 저질러 할머니의 분노를 산 상태였다.

빨치산 대부분이 소탕되고 있는 때라서 가족들은 대부분 할머니의 아들, 곧 삼촌이 죽을 것이라고 믿지만, 할머니는 '아무 날 아무 시'에 아무 탈없이 돌아온다는 점쟁이의 예언을 근거로 아들의 생환을 굳게 믿고 아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그 날이 가까워지면서 우리 집은 장마통에도 할머니의 성화 때문에 대단히 바빴다.

그러나 예언한 날이 되어도 아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실의에 빠져 있는 할머니. 그 때 난데없이 구렁이 한 마리가 애들의 돌팔매에 쫓기어 집안으로 들어온다. 이를 본 할머니는 별안간 졸도하게 되고, 집안은 온통 쑥대밭이 되는데, 외할머니는 아이들과 외부인들을 쫓아 버리고 감나무에 올라앉은 구렁이에게 다가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할머니 머리에서 빠진 머리카락을 불에 그을린다. 그 냄새에 구렁이는 땅으로 내려와 대밭으로 사라져 간다.

그 후 할머니는 외할머니와 화해하게 되고 일주일 후 숨을 거둔다. 그리고 장마가 걷힌다.

 

6.

감상과 이해

이 소설의 바탕 구조는 '이념의 대립과 갈등'이다. 그러나 이 갈등은 당사자들에 의해 직접 표면화되지 않고, 대리인을 통해 간접화된다. 이 갈등의 전선에 서 있는 인물은 한 집에 같이 살고 있는 할머니와 외할머니이다. 외삼촌은 국군, 삼촌은 빨치산. 할머니들이 그 자식들이 선택한 이데올로기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고 알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런데도 두 할머니는 그것 때문에 대립하고 반목하는 것이다. 실상 두 할머니가 반목하고 갈등을 보이는 것은 혈육(자식)에 대한 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 갈등의 해소와 화해를 위해 도입한 것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 정서이다. '뱀(구렁이)'으로 상징된 샤머니즘을 통해 그 동안의 반목을 극복하는 결말로, 이 작품은 이데올로기 대립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의 하나로서 민족적 보편 정서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갈등이 해소되는 데는 샤머니즘 뿐 아니라, 두 할머니가 다 같이 가지게 된 피해자로서의 '한'도 중요한 몫을 한다. 과정이야 어떻든 아들을 잃었다는 점은 두 할머니가 공통되며, 그것만이 할머니들의 관심이었던 것이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마'라는 계절적 배경의 의미 또한 중요하다. "온 세상을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는" 장마는 우리 민족에게 닥쳐온 전쟁이라는 불행한 사건을 상징한다. 장마 초기로부터 시작된 이 작품이 장마의 끝 무렵에, 장마 동안 반목하던 두 할머니가 화해한다는 결말로 끝나는 것도 전쟁의 상처를 회복하고 남·북한이 화해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장마>의 시점은 유년기 시점이다. 이데올로기에 무지한 유년기 아동의 순진한 눈을 이용하는 이러한 시점은 남·북한의 이데올로기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도 그것의 부정적 실상을 잘 드러내 준다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동만의 사타구니를 만지는 외할머니의 손길에서 나타나듯이, 전통 가정에서의 자식에 대한 끈끈한 정이 유년기 시점을 선택함으로써 더욱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구렁이'는 갈등 해소의 정점에 놓인 상관물이다. 민속 신앙에서 구렁이는 지킴이, 즉 터주로 상징화되어 있기 때문에 꺼리는 대상이 아니라 외경시되는 존재이다. 집 안으로 찾아온 구렁이는 아들의 변신이고, 그 아들에게 무한한 이해와 애정을 주는 외할머니였기에 할머니는 외할머니에 대한 증오를 사랑으로 바꾼다. 이 사랑과 용서는 이 작품의 주제이다. 이념의 대립도 인간애에 의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인 것이다.

이 소설은 성장소설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서술자인 '나'는 단순한 관찰자에 머물지 않고, 이 소설의 중심인물이며, 나에 의해 사건이 집약될 뿐만 아니라, 여러 사건을 겪는 가운데 세계를 이해해 가면서 내적인 성숙이 이루어진다. 외할머니가 아랫도리를 만지작거릴 때의 심정, 초콜릿 때문에 삼촌을 밀고한 뒤 겪는 죄책감,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용서하는 성숙한 태도 등에서 차츰 성장해 가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이 소설은 한마디로 이념 대립이 몰고 온 한 가족의 파탄된 삶이 민족 고유의 정서적 유대를 통해 그리고 인간애에 의해 극복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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